일기

2024.08.20

칠프밍 2024. 8. 21. 03:20

간만에 일기다운 일기를 쓰겠구만.

 

아직도 그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지만, 나에게만 이 일이 '문제'라는 걸 깨달아서 그럴까. 마음이 또 오묘해진다. 사실 지금도 계속 내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 그건 아래에 마저 쓰겠다.

 


 

점심을 교수님과 선배와 먹기로 했는데, 교수님이 내가 먹고 싶은 걸 고르라고 하셔서 하노이의 아침에 갔다. 저녁엔 고기를 먹을 것 같았고, 영월이나 라운지는 뭔가 어제 교수님이 드신 점심 메뉴랑 겹칠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훈련소 가면 가장 못 먹어볼 메뉴는 동남아 음식 아니겠나 싶어서 골랐다. 나는 라사톰을 시켰고, 나눠먹는 메뉴로 월남쌈을 주문했다. 라사톰은 그냥 그랬는데, 간만에 먹은 월남쌈이 생각보다 입맛에 맞았다. 확실히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바뀌는걸까 싶고 말이지.

 

어제자 일기에 썼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논문 마감 기한이 최종적으로 10월 13일로 연기됐다. 덕분에 훈련소 다녀와서 한동안은 논문에 집중할 전망이다. Andreas 박사님께 답장이 어떻게 올 지 궁금하네. 아마 교수님이 내 훈련소 소식을 간단하게 전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어제 말했듯이 저녁은 15애들과 먹었다―라고는 해도 민재랑 세현이 전부였다. 저녁은 연남동의 한 카츠카레 집에서 먹기로 했는데, 가는 길에 방탈출을 들렀다. 

 

보드는 내가 꾸몄다.

 

나름 문제도 깔끔하고 스토리도 명료하고 힌트 안 쓰고 40분도 안 걸려서 나오니까 직원분도 '엄청 빨리 나오신 편이다'라며 칭찬(?)해주셨다. 나름 추천해 볼만한 테마.

 

저녁은 치즈카츠카레를 시켜서 세현이의 안심카츠랑 나눠먹었다. 가격이 좀 세긴 한데 맛있었어서, 다음에도 또 가볼 의향이 있었다. 사진을 찍었는데 폰에서 옮겨오기 귀찮으니까 안 올릴래.

 


 

그 일에 대해서.

 

어제 예상했던 바와 같이, 사람들은 그 일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부계정은 아직 디코방을 나가지 않았음을 깨닫고 들어갔다가 알게 됐는데―부계정을 넣어두면 겨우 진정된 상태가 다시 악화될까 싶어서 부계정도 나왔다―그런 모습을 보니 더 갈등이 되더라.

 

일단 내가 다시 연로친에 들어가기는 좀 그렇다. 정말 들어가고 싶다면 차라리 퇴소한 뒤에 들어가는게 맞는데, 글쎄. 그것보다 갈등인 건, 내 멘탈이 깨짐을 본 사람들에게 아무 말 없이 훈련소를 가는 게 맞는가 싶은 생각이다. 아무 말 없이 가면 관계는 여기서 끝일 것 같은데, 이미 내 부재에도 큰 신경을 안 쓰는 사람들에게 굳이 다시 얘기를 꺼내가면서 내가 원하는 바가 뭔지 잘 모르겠다. 결국 얘기를 꺼내봤자 징징대는 것밖에 안 되지 않나? 얘기를 꺼내도 관계가 회복되는 건 아닐 것 같은데. 애초에 그 사람들은 관계가 평소와 달라졌다고 생각은 할까? 그렇다면 그런대로, 아니라면 아닌대로 무서운 얘기긴 하네.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훈련소에 가져갈 수첩에 그 사람들의 번호도 적어가는 내 모습도 퍽 이해가 안 된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에게도 내가 왜 이러는지 알 권리는 있지 싶기도 하다. 아, 생각해보니까 한 분은 내일부터 학회라서 오늘 일찍 주무셨겠구나.

 

진지하게 퇴소하고 나서는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는게 여러 의미로 좋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지 않다.

 

어차피 내일은 연차니까, 맥주 한 캔 마시면서 생각을 더 정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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