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원래의 일기로 돌아왔다. 훈련소 일기 타이핑해서 옮겨적느라 손목 바스라지는줄...

훈련소 일기 3주차 누적 조회수가 7인데 공감이 18개에 댓글이 11개다. 댓글들 중에는 자동으로 스팸처리돼서 삭제된 것들도 있음을 생각하면 괴상할 노릇이다. 이런 댓글봇 돌린다고 본인들 블로그 수익이 늘어나나? 꾸준히 삭제하기도 귀찮다 이젠.
3주의 훈련소 기간과 거진 일주일에 달하는 추석 연휴를 보내고 근 한 달 만에 출근을 했더니, 개강의 여파로 학교 어디를 가도 사람이 많다. 북적북적하고 시끄럽고 혼잡스러운 캠퍼스 안을 걷고 있으면 숨이 턱 막혀오는 것만 같아서, 신중도 옥상이나 노천극장 꼭대기같은 탁 트이고 외진 곳으로 가서 숨을 좀 고르고 왔다 ― 사실 노천극장 꼭대기는 연고전 전야제를 준비한다고 무대에서 뭐 하고 있길래 잠깐 보고 그냥 돌아왔다. 나만의 비밀 아지트를 뺏긴 느낌이라 좀 서운한 느낌이야.

그래도 신중도 옥상에서 보는 풍경은 여전히 퍽 괜찮다. 사람들이 오가는 백양로와 배경의 세브란스병원, 좀 더 멀리 바라보면 (사진에는 없지만) 우뚝 서 있는 남산타워까지. 날씨만 덜 더웠다면 좀 더 경치를 만끽했겠다만 그러기엔 너무 덥고 습해서 결국 연구실로 황급히 도망쳐 왔다.

저녁을 먹으러 신촌에 나가는 길에 대운동장 쪽 하늘을 보면 이따금씩 멋진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오늘도 꽤나 독특한 구름과 석양이 하늘을 꾸몄는데, 보자마자 θ부터 생각난 나는 천성 이과생이야...

벌써 9년 전이 된 그 시절부터 나는 줄곧 달을 보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보면 이따금씩 저렇게 예쁜 달무리를 보기도 한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조차도 이제는 좀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송소희의 '달무리'라는 노래에 꽂힌 것도 이러한 이유인데,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 뮤직에 달무리를 검색했는데 송소희 노래가 있길래 한 번 들어봤다가 요새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다. 작곡/작사가 안예은이던데, 안예은의 음악성이 나한테 참 잘 맞는 것 같다. 야화도 그렇고 상사화도 그렇고 백유화도 그렇고.. 이제 보니 다 화 자 돌림이네. 송소희의 가창 스타일과 안예은의 작곡 스타일을 섞으니 정말 마음을 흔드는 노래가 된 것 같다. 특히 후반부 피아노 반주는 심장을 철렁이게 하는 부분이 있다.
요즘 들어 심장통이나 호흡곤란 (다 경미한 수준이긴 하다)의 빈도가 전보다 늘어난 것 같은데, 건강 문제인지 멘탈적인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정말로 근시일 내에 진료를 받아봐야 할 지도 모르겠다만, 그 전에 건강검진을 먼저 받는게 순서가 맞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근데 또 건강검진에서 그런 거까지 잡아주진 않을 것 같다. 진료를 받고 난 뒤에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지도 걱정스럽고 말이지. 학교에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남들이 들으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논산에 있을 적이 조금은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전투부상자 처치 교육을 받을 때, 가로수 그늘 아래 앉아 쉬면서 평화로운 교정을 쳐다보던 그런 종류의 느긋함 ― 훈련소 일기에도 썼었지만, 훈련 받는 것만 빼면 참 내가 바라 마지않던 삶이었는데 말이지. 그런 여유를 다시 느낄 날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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