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25.06.24.

칠프밍 2025. 6. 26. 04:42

0.

오늘의 일기는 과거의 얘기를 다수 함유하고 있을 수도 있다.

 

1.

꽤 오랜 기간동안 일기를 안 썼던 내가 다시금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진혁 일행과 야구를 본 다음날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였다. 분명 그 날 나는 행복했고, 그런 기록들도 남겨둬야 맞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오랜만에 티스토리를 켜게 된 것이지. 그러니 야구장에서 찍은 사진을 일단 넣어놔야겠다.

 

6월 14일 한화 vs. LG 경기가 열렸던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스포츠를 영 좋아하지 않는 내가 야구장을 가게 된 사연은 이렇다. 아직 내가 연로친을 나가기 전이었던 4월 말~5월 초의 어느 날, 디코 손님용 채널에서 현욱님과 진혁이 있을 때 얘기를 하다 '6월 14일에 야구를 보러 대전에 모일거다'라는 말을 들었더랬다. 야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야구장의 열띤 분위기(와 먹거리)가 은근히 괜찮았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진혁 일행과 놀 겸 나도 껴도 되는지 물어봤었더랬다. 그렇게 야구를 보러 가기로 하고, '티켓팅에 실패하면 그냥 우리끼리 놀지 뭐' 하는 마인드로 있었는데 운좋게도 현욱님이 실제로 4명분 티켓을 그것도 굉장히 좋은 자리로 끊어왔더랬다.

 

포수석 방향 13번째 줄이었던 자리. 덕분에 경기가 정말 잘 보였다.

 

중간에 연로친을 나가면서 이슈가 좀 있었긴 하지만 어쨌든 경기를 보러 대전에 내려왔는데, 경기 전날까지 대전에 비 예보가 있어서 '혹시 우천취소 나면 어쩌나' 하면서 현욱님이랑 같이 열심히 걱정했었다 (실제로 전날에 우취를 당하기도 했고). 다행히도 당일날 날씨는 구름이 좀 끼긴 했어도 맑은 편이었어서 경기 관람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경기는 11회 말까지 연장을 이어간 끝에 2:2 무승부로 끝났다. 응원팀이 없는 나로서는 굉장히 재밌는(?) 경기였지만 한화 팬인 진혁이나 현욱님은 조금 아쉬워하는 듯 했다. 9시 반쯤 야구가 끝났(던 걸로 기억하)고 저녁을 안 먹은 우리는 순대국밥으로 배를 채웠다. 이후 막차를 타야하는 예삐님을 보내고 셋이서 술을 먹으러 갔다. 가서 연로친을 나간 이유에 대한 얘기 등등에 대해 (술과 함께) 꽤 길고, 나치고는 많은 말을 하면서 대화를 나눴고, 그 과정이 막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나름 필요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긴 하다.

 

2.

진혁에 대해서. 연로친을 나간 전후로 '서운한 일이 있으면 말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2주가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진혁에게 어디까지 얼마나 말해도 될 지 감을 못 잡고 있어서, 술 마시고 카톡을 할까 하다가 됐다 싶고 지웠다가 다음에 언제 밥 먹을거냐고 물어볼까 하다가 언제 또 서울까지 올라오겠냐 싶어서 말았다가 하고 있다. 또 나는 뭐랄까…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인 것도 맞지만 작은 감정 변화가 잦은 것도 있어서,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참 싫어하는 표현이지만 참 경계하는 상황이기도 한 말이 있다. '감정 쓰레기통'이라고 하는 현상이다. 내가 누군가를 감정 쓰레기통처럼 대하게 될까봐, 그렇게 돼서 그 친구가 나를 꺼려하게 될까봐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나도 내가 왜 우울해 하는지, 또는 서운해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기도 하고 말이지. 한편으로는, 진짜 한편으로는, 그래도 그런 얘기들을 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라는, 무리한 기대감을 갖기도 한다. 그게 너무 어려운 것 같아, 응.

 

3.

지난 토요일 (21일)에는 선배 결혼식에 갔다. 7년간 연구실에서 동고동락한 선배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니 참 뭐랄까, 되게 다른 사람 보는 것 같고 그랬다. 축의금을 얼마를 할 지 고민하다 소신껏 냈는데, 왜 이렇게 많이 했냐고 고마워하는 선배의 반응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 밥은 정말 맛있었다 ㅎ_ㅎ

 

4.

그렇지만서도, 한동안 과제 프로포잘 준비하느라고 정말 정신없었다. 선배랑 같이 하면 수월했겠지만 결혼 준비로 바쁜 예랑을 괴롭히면 쓰나 싶기도 하고, 나도 스스로 프로포잘 쓰는 연습을 많이 해봐야 한다 싶어서 했는데... 월요일에 정신없이 접수하고 났더니 화요일에 산단에서 확인을 안 해줘서 하마터면 대참사가 날 뻔 했다. 다행히 학부 동기이자 같은 연구실인 김 박사가 확인해줘서 마감 30분을 남기고 기관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프로포잘 제출할 때는 산단의 업무처리 현황을 더블체크해야한다는 소중한 경험...

 

5.

쓰다보니 시간도 너무 늦고 (중간에 아주아주 오랜만의 모코코를 주워서 2시간동안 컨설팅해줬다) 해서 나머지 얘기는 다음 일기에 쓰는 걸로 하자... 일기 날짜는 6월 24일로 고쳐야겠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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