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아무래도 빡빡한 일정의 한 주였다… 사실 쓸 말이 있는 일정은 경주여행이 메인이 될 거긴 하지만 말이지.
1.
7월 31일 낮에 우철이가 갑자기 토요일에 방탈출할 사람을 찾아서 어찌어찌 결성된 대성고 4인팟. (나가기 귀찮아서) 갈까말까 은근히 고민했지만 주제가 방탈출이기도 했고,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도 볼 겸 나가기로 결정했다. 급하게 방탈출 테마를 예약하고, 저녁 먹을 장소까지 정해서 토요일 저녁에 홍대에서 만났다.
저녁은 하카타나카라는 일본가정식 식당을 찾았다. 2017년 여름, 종근이와 둘이서 떠났던 오사카·교토 여행 중 교토에서 들렀던 허름한 가정식 집이 생각나서 여러 후보 중에서 이 집을 선택했었다. 여러 가지 메뉴가 있었는데 나는 Mr. 다나카 정식을 시켰다. 고등어구이와 가라아케, 돈카츠나베, 돼지고기 된장국으로 구성된, 상당히 푸짐한 상차림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정갈한 가정식 느낌이었어서 부담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밥을 먹고 나서 시간이 약간 남아서 방탈출 카페 근처의 카페에서 노가리 까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철이가 예약한 방탈출 카페로 이동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티켓투이스케이프의 하씨 심부름센터였다. 어려운 테마를 고른다고 해서 어느 정도 겁먹고 갔었는데, 솔직히 좀 실망스럽긴 했다. 힌트 사용 없이 18분 넘게 시간을 남길 정도로 쉬웠기도 하고, 문제 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스토리가 잘 짜여진 것도 아니고… 게다가 좁은 공간에 테마를 많이 쑤셔넣다보니 옆 테마에서 큰 소리를 내면 그대로 들려와서, 내레이션이 중요한 테마였는데 듣는데 방해가 될 때가 있을 정도였다. 테마가 문제가 아니라 방탈출 카페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게 잡히는 계기가 됐다. 재방문하지는 않을 듯.

방탈출까지 끝나고 나서는 시간이 애매해서 ─ 종근이와 성민이가 이런저런 이유로 술을 마실 수도 없었기 때문에 ─ 해산하기 전에 인생네컷을 찍으러 갔다. 나는 인생네컷은 처음 찍어봤는데, 내가 인생네컷이 처음이라고 하자 다들 퍽 놀랐다. 이 인싸 녀석들… 처음 찍은 인생네컷은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은근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에 또 찍으러 가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싶지만 먼저 찍자고 하기는 부끄러운 극강의 INFP...

2.
8월 9일 - 10일에는 연로친 사람 5명과 함께 경주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의 메인 목적이 경주월드였던 만큼, 도착하자마자 점심 먹고 바로 경주월드로 입장했다. 입장할 때부터 날씨가 흐리더니, 중간중간엔 비가 은근하게 오는 덕분에 오히려 덥지도 않고 사람도 적어서, 가장 오래 기다린 놀이기구가 초반의 드라켄 하나였을 정도였다. 초반에 드라켄을 탄 뒤에 스콜&하티를 타고, 공차에서 음료를 마시면서 에너지 충전을 한 뒤 파에톤을 타러 갔다. 이 때쯤부터 비가 본격적으로 오기 시작해서, 경주월드의 인기 어트랙션임에도 불구하고 줄을 거의 안 서고 탈 수 있었다. 그 덕에 맨 앞줄에서 파에톤을 타고 바로 다시 대기줄로 와서 맨 뒷줄에서 한 번 더 탑승할 수 있었다. 이후에 타임 라이더를 타고 클라크를 마지막으로 4시간 정도 즐기고 나왔다. 무엇보다 클레가 놀이기구를 더 탈 수 있는 상태가 안 돼서(...) 말이지.

확실히 롯데월드나 에버랜드같은 수도권 지역 놀이공원에 비해 스릴 위주의 어트랙션이 많고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었어서, 놀이기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경주월드 방문하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경주 여행의 일정은 경주역 도착 → 점심식사 → 경주월드 → 저녁식사 → 카페 → 숙소 복귀 였는데, 점심식사의 경우 경주월드 근처에 있는 블루판다라는 식당에 갔다. 여러 종류의 칼국수가 메인이었고, 나는 미역칼국수를 시켜먹었다. 모든 칼국수 메뉴에는 곁들임?으로 꼬막덮밥이 함께 제공됐는데, 꼬막을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미역도 평범한 미역국 느낌을 생각했는데 국물도 진하고 바다향이 많이 나서 좋았다. 떡갈비도 은근 맛있었고 말이지. 클레는 판모밀을 시켰는데, 메뉴판에 2판 제공된다고 분명 써 있었는데 안 보고 대충 주문했다가 2판치 냉모밀을 다 먹어야 했다. 그와중에 와사비가 안 나오길래 와사비를 요청드렸지만 시간이 좀 지나도 안 나오길래 다들 '까먹으셨나보다' 했는데, 직원분이 생와사비를 직접 강판에 갈아서 주셨다. 굉장히 신기하고 당황스러운 퍼포먼스였다고 생각한다. 경주월드에서 예정보다 조금 일찍 나오게 돼서, 바로 저녁식사를 하러 가지 않고 숙소로 먼저 이동해서 체크인을 하고 조금 쉬다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은 황리단길에 있던 구도옥이라는 갈비찜 집에 갔다. 맛있긴 했는데 다들 뭔가 많이 주워먹음+클레 약간의 멀미기 남음 등의 이슈로 막 많이 먹지는 않았다. 이후에 버린님이 추천한 벤자마스라는 카페에 가서 빙수와 커피를 먹었다. 카페가 되게 크고 인테리어나 조경이 잘 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마지막으로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는 일부러 황리단길에서 거리가 좀 있더라도 우리끼리 쓸 수 있는 컨디션 좋은 집을 찾았다. 과장 안 하고 수십 곳의 숙소를 비교해 가면서 고른 곳이었는데, 다행히도 사진에서 봤던 것보다도 공간감 있고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호스트 분이 웰컴 푸드로 경주빵과 찰보리빵을, 조식으로 식빵과 잼, 버터를 준비해 주신데다가, 숙소 내에 캡슐커피도 있어서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숙소의 구조도 욕실1/주방/침실1/거실/침실2/욕실2 로 2개의 침실과 2개의 욕실, 거실이 모두 갖춰져 있어 우리 모임에 아주 적합한 구조였다. 준비한 보드게임 ─ 스페이스크루와 마이티 ─ 을 즐기면서 술을 마시다 보니 어느새 새벽 6시였다. 체크아웃 시간은 오전 11시… 일행들의 상태를 봤을 때 도저히 체크아웃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았다. 어떻게 맞춘다고 해도 다음날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했고… 고민 끝에 결국 숙소를 1박 더 예약해서 연박으로 일정을 바꾸었다. 숙소 컨디션이 워낙 좋았기도 해서 그냥 편안하게 숙소에서 휴식을 더 즐기다 가는 방향으로 결정. 낮까지 느지막히 쉬다가 나와서 점심을 먹고 황리단길 구경을 마저 하다가 서울로 돌아왔다.
전체적으로 재밌는 여행이었지만, 다음에는 조금 더 여행을 잘 계획해서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 즐거움 반 아쉬움 반 남는 여행이었다.
3.
그러고서 오늘 (8월 11일)은 서울대에서 미팅이 있어서 출장을 다녀왔는데, 미팅이 끝나고 교수님과 선배와 연구실로 돌아가는 길에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쏟아졌다. 다행히 나는 요새 들고 다니는 양우산이 있었고, 미팅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가야 했어서 가방을 들고 왔던지라 바로 꺼내서 교수님과 쓰고 갔는데 ─ 선배는 근처 건물에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돌아간다고 했다 ─ 우산이 작아서 내 오른쪽 어깨는 다 젖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교수님은 잘 씌워드렸다고 생각했는데 교수님도 겉옷이 꽤 젖으셨더라. 아무튼 연구실로 돌아오고 나서 교수님이 우산을 주셔서 그걸로 선배도 데리고 온 뒤에 학교로 돌아왔다. 참 많이 젖었지만 은근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았던 것은, 버스를 타러 내려가는 길에 햇볕이 들면서 여우비 (라고 하기엔 너무 거셌지만)가 내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좋기도 하고 뭐랄까, 서울대 미팅만 오면 뭔가 일이 하나씩 생기네 싶기도 했다.

그러고서 연구실에서 마저 일하다가 퇴근하고 왔더니 방에 매미가 들어와 있는 레전드 상황 발생… 잘 잡아서 아파트 밖에 놔줬다. '매미는 나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는다'라는 이성과 '으 징그럽고 소리도 무서워'라는 감성이 충돌했지만 결국 이성이 승리했지… 사진으로 보니까 퍽 늠름하게 생기기도 했다. 그렇지만 벌레공포 심한 분들이 있을테니 굳이 올리지는 않는걸로.
4.
요새 로아하는거 녹화를 따서 유튜브에 아카이빙용으로 올리고 있는데, 이게 은근 소소한 재미다. 딱히 별 거는 없지만 말이지. 올려두고 가끔 내 플레이를 돌려보면서 '이 상황에서는 왜 이렇게 안 했지?' 라는 복기를 하기도 한다. 다만 대부분은 돌려보면서 생각한 플레이랑 실제 플레이가 겹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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